부산에서 나고 자라 부산을 그리는 작가 여근섭

그는 대학 때 그림을 그리려고 나와 혼자 지내며 부산의 바닷가를 서성거린다

그림은 그리지 않고 부둣가 주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

점바치, 연탄에 꼼장어를 구워파는 무슨댁(지금은 할매)

밤새 불 피우며 노상에서 뱃사람들이 마시는 소주의 향과 욕지기

작가는 부산의 녹슨 역사를 몸으로 채곡채곡 쌓는다

작가한테서 비릿한  바다내음이 난다

거친 껍질 안에 속살을 숨겨놓은 듯 바다남자가 느껴진다

그의 작품에서 나는 향 또한 그렇다

모든 것이 저물어버린 부둣가

정박한 배에선 하루의 서러움이 올라오며

한숨 소리 넘쳐나는 포장마차가 내 눈을 자극한다

그 또한 비릿한 소리다

그가 칠한 빛을 따라 밤새도록 머무르고, 

시간을 잊어가며 머무르자

 

Art producer  Kim heeyoung < 예술혼(魂)에 빠지다> 중